반려견이 느끼는 추위의 기준이 우리와는 다르지 않을까?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탓에 옷차림새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모두들 두꺼운 겨울옷도 미리 꺼내 두었을 텐데요. 추위에는 따뜻한 옷을 입어주는 것만큼 추위를 이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문득 집에 있는 반려견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너희는 따뜻한 털옷을 입고 있어서 춥지는 않겠다’고 말이죠.
또, 간혹 ‘털이 있는데 굳이 옷을 입혀야 하나?’, ‘추위를 느낀다고 해도 우리보다는 덜 춥겠지!’ 등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몇몇 있습니다.
과연 이게 사실일까요?
땡! 반려견도 추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추위를 느낄 정도면 개들도 똑같이 추위를 느낀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수의학과 대학인 터프츠(Tufts) 대학은 TACC(Tufts Animal Care and Condition)을 만들어 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기준을 정했는데요. TACC 스케일 중 ‘추운 날씨 안전 척도(Cold Weather Satety Scale) 및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크기에 따라 활동 온도가 정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형견과 중형견은 영하 4도부터 외부 활동이 위험할 수 있으며, 영하 6도 이하부터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형견은 그보다 낮은 영하 9도 이하부터 위험하고, 영하 12도 이하부터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해요.
즉, 사람이 추위를 느끼는 온도에
소형견이라면 똑같이 추위를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거센 추위에 오래 노출이 되면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고 심할 경우 동상에 걸릴 수도 있답니다.
이는 나이가 많거나 털이 짧은 단모종의 경우 더욱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예외적으로 썰매개로 많이 이용되는 견종인 사모예드나 시베리아허스키, 알래스칸 맬러뮤트의 경우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기준보다 1도씩 낮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들과 덩치가 비슷한 진돗개, 그레이하운드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습도와 온도를 적절히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겨울철 온도는 대형견까지 위험할 수 있는 영하 12도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려견과 산책하는 경우에 보호자들은 반려견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줘야 합니다.
실제로, 미국 콜로라도 주도 덴버에서는 추운 날씨에 개나 고양이를 적절하게 보호하지 않는 경우 보호자에게 엄격한 처벌이 주어집니다. 2017년 펜실베니아는 ‘Libre 법’을 통과시켜 개가 32℉(0℃) 이하의 온도에서 30분 이상 방치되지 못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개나 고양이를 추운 날씨에 밖에 놔두면 보호자는 벌금 999달러와 최하 1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추위를 느끼고 질병에 걸리는 것처럼 반려견들도 똑같이 추위를 느끼고 질병에 걸릴 수 있어요. 털이 있다고 또는 사람보다 체온이 높다고 더 이상 반려견을 추위 속에 가볍게 두지 않아야 합니다.
야외에서 키워야 하는 대형견은 어떡하죠?
하지만, 대형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또다시 걱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만 실내로 들일 수도 없고, 마당이나 야외에서 키워야 하는 대형견은 추운 겨울날을 어떻게 버텨야 할까요?
바람막이 공간 조성
찬 바람과 눈,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덮개나 방풍 비닐을 외부에 덮어 보온이 되게 하고, 내부에는 깔개를 깔아주어 따뜻함을 유지해 줍니다. 휴식처의 소재는 방수 처리가 된 목재를 이용하여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공간 안까지 스며들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플라스틱은 추위를 막지 못할뿐더러 여름에는 빨리 뜨거워지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또한 땅의 찬 기운이 들어오지 않게 집은 바닥에서 몇 인치 띄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크기는 너무 클 경우엔 집 안이 금세 따뜻해지지 않기 때문에 반려견이 자유롭게 돌거나 앉기 좋은 크기가 적당합니다. 요즘에는 온패드나 냉패드같이 상품화된 것이 많이 때문에 추위와 더위에 적절히 이용해 주시면 좋답니다.
사료 양을 늘려 주기
날씨가 추우면 그만큼 체온 유지를 하는데 에너지 소비가 많아집니다.
그러므로 사료 양을 늘려주고 물도 얼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하고 급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자주 확인하는 이유는 개들은 겨울에도 여름 못지않게 탈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려견이 충분한 양을 마실 수 있도록 잘 살펴주는 것이 중요해요. 물을 잘 마시지 않는 반려견이라면 채소를 끓인 물이나 삶은 채소를 사료와 함께 제공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TIP. 급여할 때 주의사항
by 차진원 수의사
식사량은 각각의 개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보통 5kg 기준 소형견은 450Kcal가 일반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운동량이 많거나 추위를 많이 타서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지면 증량을 해주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평상시보다 10% 증량을 해주고, 2주 뒤 몸무게가 똑같이 잘 유지가 된다면 그대로 증량해 주시고 부족하다면 다시 10%를 증량해보고 2주 뒤 몸무게를 측정하여 결정합니다.
단, 야외에서 생활하지 않는 반려견은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사료 양이나 칼로리를 줄여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겨울철 산책, 따뜻하고 안전하게 해 보자!
지금까지 개들도 추위를 잘 느낄 수 있으며 저체온증이나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춥다고 산책을 아예 안 시킬 수는 없겠죠?
겨울철 산책을 따뜻하게 하려면?
TIP. 겨울철 산책 시 추위를 조금 피할 방법
by 차진원 수의사
보통 중소형견은 하루 20분씩 2회 정도 추위를 피한 낮 시간대에 산책을 시켜주시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단모종들도 추위에 적응하게 되면 겨울철에도 산책이 가능합니다.
춥다고 집에만 있다 보면 건강상 더 안 좋을 수 있으니 규칙적으로 시간대를 정해서 산책시키시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추위에 적응시키시는 방법은 햇살 좋은 낮 시간대를 이용하여 매일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는 방법이 좋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들은 옷을 입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햇살이 좋은 실내에서는 벗기시고 털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 산책을 안전하게 하려면?
또, 개들은 사람과 달리 맨발로 걸어 다니죠. 개의 발바닥은 두꺼운 지방층과 각화상피세포로 구성되어 있어 튼튼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눈 온 날 도로에 뿌려 둔 제설용 염화칼슘을 밟을 경우 발에 상처를 입힐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겨울은 날씨가 건조하기 때문에 상처가 더 쉽게 날 수 있어 귀가 후 미지근한 물로 씻겨준 후 보습 밤을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TIP. 겨울철 산책 시 건강한 발 관리 방법
by 차진원 수의사
산책 시 염화칼슘으로부터 안전한 발 관리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발을 신기는 것이 있습니다.
추위를 예방하기도 하고 발에 이물들이 묻어 지저분해지는 것도 방지합니다 또한 발에 생길 수 있는 상처들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신발은 발목을 조이므로 30분 이상 신겨주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30분 후 발 마사지를 해주고 다시 신겨주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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